삼총사와 김여주의 위험한 동침은 다음 날 아침 7시부터 이제노 집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로 인해 끝이 났다. 딩동, 하고 딱 한 번 울린 초인종 소리에 거실에서 잠을 청하고 있던 삼총사는 그 누가 뭐라할 새도 없이 번뜩 눈을 뜨고 상체를 일으켰다. 거의 동시 다발로 일어나서는 까치집이 지어진 머리를 다듬을 새도 없이 이상한 직감으로 이불을 걷히고 현관문으로 ...
오늘 노래 재생은 뜻대로. (들어도 안들어도 상관 없음) 이제노네 집 한 켠 벽에 있는 시계는 당시 보편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시침과 분침이 똑딱 거리는 시계가 아니었다. 무려 디지털, 아날로그 벽 시계가 아닌 디지털로 이루어진 LED 벽시계는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냈다. 고요한 이 분위기 속에서 그 누구도, 그 어떤 물체도 소리를 내지 ...
한여름 밤의 꿈처럼 지나간 수학 여행에서 허우적 댈 시간 없이 2학기 기말 고사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수학 여행 이후로 많은 것이 변했고 그 중에서는 가장 큰 변화는 나재민과 김여주의 대화 빈도 수가 확연히 적어졌다는 것이었다. 아예 말을 안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둘 사이의 거리가 미묘하게 벌어졌다.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는 이동혁은 둘을 번...
숨통이 트였다. 다소 구식스러운 벨소리가 고마운 적은 처음이었다. 나재민은 김여주 마음 깊숙한 곳 꽁꽁 숨겨져 있는 진심을 쉽게 끄집어내어 확인을 받고자 한다. 김여주가, 이제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확인. 김여주는 이제노에게 눈을 돌린거지, 몸을 돌린 것은 아니었기에 그 확신에 반박할 수 없다. 이들에게 묵묵부답은 무언의 긍정이니 인정하는 꼴이나 다름없었...
들어주면 지금 경주일 것임. 평생의 한번뿐인 수학여행을 김여주는 재밌고, 보람 차고, 뜻깊게 보내고 싶다. 사진도 많이 찍고 웃음꽃이 끊이질 않는 그런 순간을 많이 만들고 싶은데 학교가 도와주지를 않았다. 학교는 8개의 반이 한 곳에 몰리는 것을 분산시켜 홀수 반, 짝수 반 두 그룹으로 나눠 유적지와 경주 탐방을 보다 효율적이고 확실히 하려 했으나 이번년도...
손에 있는 것을 곧장 비벼 껐지만 충격 받은 낯빛의 김여주를 보고있노라니 몸이 차갑게 식었다. 그게 아니라. 그 누구도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을 때 이동혁이 망부석 같던 몸을 움직여 해명 같은 변명을 해보려 손을 뻗었다. “너네, 담배 펴?” “……….”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면 지금 삼총사가 고수하는 묵묵 부답 또한 긍정이라도 봐도 무관할까. 대답 없...
자아 형성 과정에서 겪는 혼란이나 불만과 같은 심리적인 상태. 질풍노도의 사춘기는 위험하기도하고 생경했다. 사춘기와 비슷한 시기에 찾아온 2차 성징(性徵)은 이상한 기분을 들게 했다. 신체의 성장과 변화는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다소 늦게 월경을 시작한 김여주는 제 몸의 변화를 혼란스러워 했다. 몸에서 혈흔이 나오는 것도 낯선데 살살 아랫배가 아픈게 엄...
필수는 아니지만 듣는 것을 추천합니도. 성장통, 사춘기 우리는 모두 성장기를 겪고 사춘기를 겪는다. 어떻게 겪으냐일뿐, 결코 겪지 않은게 아니다. 열 다섯. 남들이 익히 말하는 중2병으로 사춘기의 최고 정점을 찍는 순간이다. 2차 성징을 겪고 난 후 이성에 눈을 뜬 아이들은 사춘기라는 시기를 정통으로 맞이했다. 부모 보다는 친구가 좋고, 뭐든 내 멋대로 하...
분명 말했다. 김여주는 오글 거리는 거라면 치를 떤다고. 멜랑 꼴리한 분위기도 못 참는 게 김여주인데 금방이라도 나재민 품 안으로 들어갈 것 같은 자세를 한 채 그런 말을 듣고 있으니 발가락이 휘었다. 아 잠시만. 나한테 전화해? 왜 너한테 전화해야해? 오늘은 엄마 아빠도 일 때문에 나가버리고 오빠도, 고등학교 친구들 만나러 나가서 그래서 삼총사 중 그나마...
이번 편은 제발 들어주쇼 김남매 사전에 유전자 몰빵이란 없었다. 남매가 똑같이 엄마의 쌍꺼풀과 매끈한 얼굴형을 닮고 아빠의 오똑한 코를 닮고 닮았다. 주변의 어른들은 김남매 부모에게 장난스레 이런 농담을 던지곤 했다. 애들이 예뻐서 누가 데려가기라도 할 까봐 겁나겠어~. 보통의 부모라면 금이야 옥이야 온실 속 화초처럼 키우겠지만 김남매 부모는 그 말을 듣고...
0편 있어요. 읽고 오시길! https://posty.pe/owk88m 김도영 김여주, 김여주 김도영. 이렇게 우애 좋은 남매는 또 처음 본다. 김남매를 볼 때면 어른들은 말하곤 했다. 느그 오빠야가 그렇게 좋아? 보통 어린 시절엔 엄마를 찾기 마련인데 김여주는 엄마 대신 김도영을 찾았고 아빠 대신 김도영에게 더 의지했다. 김도영 또한 하나뿐인 제 여동생의...
김여주는 오빠를 따르고, 존경하고, 사랑한다. 어렸을 적 김여주의 꿈은 제 오빠 같은 사람과 결혼 하는 것이었다. 뭣 모를 더 어렸을 적엔 오빠랑 결혼 하겠다고 노래를 불렀다. 여주야 그건 불가능해. 평소에도 진지하고 단호한 외숙모의 한마디로 와장창 깨져버렸지만. 그리하여 내린 결론이 오빠랑 결혼 할 수 없다면 오빠 같은 사람을 만나면 되지! 오빠는 잘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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